“설국열차 소리는 단순한 기차소리가 아닙니다.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들어갑니다. 설국열차가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함을 주기 위해 상황에 따라 원숭이, 사자, 호랑이의 울음소리가 깔립니다.”
숱한 화제를 쏟아내고 있는 영화 `설국열차(감독 봉준호)`의 전체 음향을 담당한 영화 사운드 스튜디오 `라이브톤`에서 만난 최태영 기술이사는 영화의 전개에 맞춰 사자, 호랑이 등 다양한 동물소리를 기차 소리와 접목시켰다고 밝혔다.
영화의 중반부 기차가 빙하를 깨고 나아갈 때 들리는 엄청나게 큰 금속소리는 원숭이 울음소리 덕분이다. 이뿐 만이 아니다. 라이브톤은 칸마다 바뀌는 기차소리를 위해 전 세계 3000여개의 기차 소리를 녹음해 설국열차 전개에 맞는 기차소리를 선택했다.
대부분 영화들이 현장에서 촬영한 소리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음향을 통해 생동감과 현장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영화 후반 작업으로 영상에 다시 소리를 입혀야 한다.
영화 속 음향을 다시 재연하는 라이브톤의 `폴리 녹음실`에 들어가자 나무판자, 흙, 콘크리트 바닥 등 다양한 소재의 바닥이 보였다. 한쪽 벽 모퉁이에는 20켤레가 넘는 신발과 옷들이 놓여 있었다. 이곳에서 영화 속 소리를 만드는 전문배우인 `폴리 아티스트(foley artist)`는 촬영된 영상에 맞춰 다시 소리를 만든다.
설국열차 속 꼬리칸 사람들이 열을 맞춰 앉았다 일어서는 것도 라이브톤 폴리 아티스트 작품이다. 폴리 아티스트가 영상에 어울리는 소리가 나는 옷을 입고 철판 위에서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소리를 만들었다. 녹음과 믹싱작업을 거친 후 영화와 하나가 됐다.
폴리 아티스트는 동물 소리도 만든다. 개 발자국 소리는 폴리 아티스트가 골프용 가죽장갑을 착용 후 손끝에 테이프를 감은 뒤 만들어낸다. 영화 `플란다스의 개`와 `하울링`에서 나오는 개 발자국 소리는 모두 사람이 만들어낸 사운드다. 폴리는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던 때 무성영화에 처음으로 소리를 입힌 이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감독의 요청에 따라 영화배우가 소리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최태영 기술 이사는 “영화 `괴물` 속 괴물의 소리는 대부분 바다사자의 울음소리지만 봉준호 감독의 제안에 따라 괴물이 코를 골고 먹잇감을 게워내는 소리는 배우 오달수씨의 목소리를 썼다”고 말했다.
사람이 만들어내는 `폴리` 외에도 귀신소리처럼 없던 소리를 만드는 `사운드 디자인`, 배경소리 `앰비언스`, 현장에서 촬영한 소리를 영화에 맞춰 정리하는 `동시클리닉`, 더빙 등의 작업을 거쳐야 하나의 영화가 완성된다.
최태영 이사는 “보통 영화 음향을 만들고 완성하는데 3~4개월 정도 걸린다”며 “영화는 영상과 영화 사운드가 만났을 때 비로소 완성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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